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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재수생이 N수생이 되는 심리[행동경제학 by 리차드탈러(넛지 저자)] - 1

by 스몰토커 2023. 9. 18.

행동경제학 by 리차드탈러(넛지 저자)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이름입니다. 하지만 책 제목과는 다르게 본 책은 생각보다 쉽게 씌여졌습니다. 아마도 넛지를 읽으셨던 독자분들께서는 같은 저자가 쓴 [행동경제학] 역시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행동경제학을 연구해온 과정을 자전적으로 쓴 책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넛지와 같은 내용을 다룹니다만, 조금 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저자 자신이 연구과정에서 시행했던 실험들과 그 시험결과로 인해 도출된 결과값에 대한 의의를 나타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넛지보다 난이도는 높지않으나 조금 더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인간의 행동원리를 다루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내용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고 자서전처럼 씌여져 있어 '내가 이 사람의 동료관계까지 굳이 알아야 되는가?' 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경제학에 대하여 [넛지]보다는 조금 심도있게, [생각에 관한 생각] 보다는 조금 라이트하게 볼 수 있는 책으로 그 중간 단계에 있는 독자들께서 읽으시면 만족할 만한 책입니다.

 

본 서평은 제가 읽으면서 배움을 얻었던 부분들 위주로 쓰겠습니다

 

"신발이 비싸면 비쌀수록 여러분은 그신발을 신기 포기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 고통을 견딜것이다"

 

경제학입문시간에 배우는 개념중 가장 기초적인 개념 중 '매몰비용'이 있습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매몰비용은 고려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경제학적 관점은 모든 인간이 이성적인 판단만을 한다고 가정한 관점이며, 우리 인간은 현실적으로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살지 않고 많은 감정들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한번 들어봅시다.

당신이 100만원짜리 멋진 명품 구두를 1년이 넘게 고민하다가 성과급을 받은 날 큰 맘먹고 Flex 했다고 가정해봅니다. 

막상 신어보니, 흠... 생각보다 발이 아픕니다. 하루 외출하고 나왔더니 발 뒷꿈치가 다 까졌습니다. 포기 하지않고 하루 더 신었지만 발은 또 만신창이가 되어있습니다. 이미 신발을 신고 얻는 미적 효용보다 발에 생기는 상처로 인한 비용이 더 커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우리는 그 신발을 바로 버리거나 내다 팔지 못합니다.

오랜기간 벼러왔던 시간적인 비용, 100만원이나 주고 샀다는 금전적인 비용 등, 즉 매몰비용이 우리 선택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성적 인간이라면 비용이 효용보다 클때 그 즉시 그 신발을 처분해야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성적인 두뇌로만 판단할 수 없고 감정이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그토록 바래왔던 그 비싼 신발을 바로 처분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것이지요. 결국 신지는 못하고 신발장에 넣어놓고 바라만 봅니다.

그러나 이런 감정도 한 달, 두 달이 지나면 슬슬 옅어집니다. 장기적으로는 굳이 신지도 않는 신발을 신발장에 보관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성적 판단하에 당근에 올리게 됩니다. 이 기간은 대개 매몰비용이 클 수록 길어지며 이것을 '매몰비용 효과'라고 저자는 정의합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현실의 예는 '고시 낭인' 입니다. 주변에 행정고시, 혹은 현재는 없어진 사법고시 낭인들이 가끔 있습니다. 매번 떨어지면서도 지금까지 투입했던 자신의 시간적, 금전적, 신체적 비용들이 매몰비용 효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어느 순간 내가 이 시험과 맞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을지라도 여태까지 투입한 비용들이 이성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때 이런 매몰비용 효과에 의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을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비이성적인 판단이며 더 나은 결과로 이끌지 못하는 것을 지금 배웠으므로 비슷한 상황에서 더욱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점이 인문학 책이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되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2편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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